BYD “부품값 10% 인하”… 중국발 전기차 ‘출혈 경쟁’ 심해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9일 03시 00분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 커져
전기차 업체, ‘비용 줄이기’ 경쟁 심화
中 협력사들 “희생 강요 말라” 반발
테슬라도 모델Y 190만원 할인 나서

판매량 기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부품 공급 업체에 내년부터 가격을 10% 인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기차 업체들의 비용 줄이기 움직임, 나아가 판매 가격 인하 등 출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비용 절감 나선 중국 전기차 기업들

FT에 따르면 최근 BYD는 허즈치(何志奇) 그룹 부사장 명의로 부품 공급 업체들에 이메일을 발송했다. 허 부사장은 이메일에서 “내년에 전기차 시장 경쟁의 ‘대결전’이 예상되며, BYD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급망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BYD에 공급하는 부품 가격을 10% 인하하고 12월 15일까지 인하된 가격을 통보하라”고 했다.

이미 전기차 업계의 저가 경쟁 속에 수익이 줄어든 부품 공급 업체들은 “협력사와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논란이 커지자 BYD 측은 “제조사와 부품업체의 가격 협상은 흔한 일이며, 10% 가격 인하는 목표일 뿐 의무 사항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중국 국영 자동차 업체 SAIC의 계열사인 상치다퉁(上汽大通)도 최근 협력 회사들에 10% 단가 인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임에도 많은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당분간 경쟁이 거세질 것이 분명해 협력 회사들에도 부품 등의 가격을 인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상치다퉁은 설명했다.

● 전기차 판매 가격 출혈 경쟁은 더 심해질 듯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2022년 500만 대를 돌파했고, 2년 만인 올해 2배로 성장해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시장 수요를 넘어선 초과 공급으로 업체들 사이에 가격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FT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급증하는 수요에 따라 생산 능력을 크게 늘려 놓았다”며 “(생산시설을) 놀릴 여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내년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가 관세 부과 등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판매량과 수익률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BYD조차 판매 가격을 더 낮추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전기차 시장 1위 기업인 테슬라 역시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Y에 대해 연말까지 1만 위안(약 190만 원)을 할인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모델Y의 판매 가격은 23만9900위안(약 4610만 원)으로 출시 이후 가장 저렴해졌다.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에 대항해 가격 인하 경쟁에 먼저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야디(BYD)#상하이자동차그룹(SAIC)#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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