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취임 정진완 우리은행장
“성과 중심 쇄신통해 신뢰 회복”
금감원 검사 이번주까지 연장
“26년을 영업했습니다. 특정 은행 출신이라고 영업을 잘하고, 못하는 게 아닙니다. 영업은 영업입니다. (계파 상관없이 오로지) 일 잘하는 사람을 쓰겠습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자(56·사진)는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면접 과정에서도 내부 계파 갈등 문제가 언급됐었다면서 “(상업, 한일)출신과 관계없이 직원들이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해주는 게 내 역할이고, 그것이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금융 자추위는 정 후보자 추천 선임 배경으로 ‘내부통제 이슈 등을 고려해 조직 쇄신에 주안점을 뒀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은행의 ‘온정주의적’ 조직 문화가 윤리 의식 저하를 일으켜 금융사고를 일으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내 면접 준비 자료 내용과 금감원장의 지적 사항이 똑같았다. 인정하고, 옳은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는 “자추위 면접 과정에서 ‘조직문화 혁신할 자신 정말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실패하면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문제지만 과감하게 고쳐 나가겠다”라며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태스크포스(TF)와 관련 조직을 구성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우리은행장 최종후보자로 선정된 직후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라며 “혁신형 조직 개편,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을 통해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본부 규정과 현장 영업 간 괴리를 좁혀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 후보자는 “금융 사고 발생 보완책으로 사고 대응 인력을 추가하는 내부 규정이 생기면, 도리어 영업점 인력이 줄어 고객 대응과 민원 문제가 생기는 등 충돌 상황이 벌어진다”라면서 “제도와 영업 현장 사이에서 의사결정 상황이 발생할 때 현명한 방법들을 찾아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해외영업점 직원들이 사용하는 은행 전산프로그램에 지문 인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직원 본인의 지문 인증을 통해 타인의 접근, 직원 간 업무 대행 등을 막아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날까지 바레인 등 총 10개 영업점에 도입을 완료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256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검사를 이번 주까지 추가로 진행한다. 금감원은 정기 검사는 지난달 15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같은 달 22일로 한 차례 연장한 뒤 29일로 추가 연장한 바 있다. 현재 7명가량의 인원이 남아 자료 수집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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