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2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 인하한다. KB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가 11월 마지막 주(11월 25일∼12월 1일) 연 4.03∼5.43%에서 2일 3.84∼5.24%로 0.19%포인트 낮아진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역시 각각 0.14%포인트, 0.18%포인트 내린다.
한은이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대출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금리 인하 전인 지난달 27일 연 3.092%에서 29일 2.965%로 0.127%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시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다른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등에 따라 언제라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통화완화 정책 효과가 금융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위해 연속적으로 올렸던 ‘가산금리’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산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를 조정한 결과 올 10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예대금리 차(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 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04%포인트로, 8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올해 안에 가산금리 하향 조정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내린다면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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