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로 전환 ‘마곡 르웨스트’, 끝나지 않은 갈등[부동산팀의 비즈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일 03시 00분


롯데, 용도변경에도 입주율 0.3%
“허위 광고에 하자 심각” 잔금 거부
분양대금 1조인데 시세까지 하락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에서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입주 기한은 지난달 2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1일 기준 실제 입주한 사람은 3명에 그쳤습니다. 총 876실 대비 입주율은 0.3%입니다. 오피스텔 용도 변경이라는 큰 산을 넘었는데 입주 예정자와의 갈등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우선 소송입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 600여 명은 시행사와 분양대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아직도 취하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행사의 최대주주이자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2021년 8월 분양 당시 생숙은 분양받은 사람이 실거주할 수 없다는 점을 고지하고 자필로 확인 서명까지 받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실거주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를 했다며 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분양 3년 2개월 만인 지난 10월 롯데건설이 공공기여 부담액 200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오피스텔로 용도가 변경돼 실거주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소송은 아직까지 취하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엔 하자 문제를 두고 중도금·잔금 납부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송민경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누수가 발생하고 엘리베이터에서 굉음이 나는 등 부실 시공이 우려된다”며 “하자가 심각해 재시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요구대로 하자 보수를 진행했다. 입주가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명확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롯데건설은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분양대금이 약 1조2000억 원에 달해 회수해야 할 금액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롯데건설은 ‘채찍’과 ‘당근’을 둘 다 꺼내 들었습니다. 먼저 이달 2일까지 은행에 중도금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하지 않으면 계약금을 몰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덧붙였죠. 그리고 이달 24일까지 분양대금을 모두 내면 입주 예정자에게 최대 18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세입자를 구해 오는 공인중개사에게 성공 보수도 지급할 계획입니다.

혼란을 겪는 사이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시세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용면적 88㎡ 분양가는 14억5600만∼16억5400만 원이었는데 현재 동일 평형 매물이 13억 원 후반대에 나와 있습니다. 다른 평형 매물도 분양가 대비 5000만 원가량 낮습니다. 분양 당시 생숙 투자 열기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점, 비(非)아파트 인기 하락, 최근 갈등 상황 등이 두루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용도 변경으로 일단 한숨 돌린 듯했지만 건설사와 입주 예정자 간 갈등과 고충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오피스텔#용도 변경#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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