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 원전 패권전쟁, SMR로 번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일 03시 00분


허민호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허민호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글로벌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AI) 전력 수요 증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시스템 통합 비용 상승 등에 대한 대안으로 원자력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원자력 설비 규모는 2022년 400GW(기가와트)에서 2050년까지 1200GW로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설이 예상되고 있다.

이 중 소형모듈원자로(SMR)는 2050년까지 400GW 이상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SMR 기술 개발 경쟁은 3.5세대를 넘어 4세대로 번지고 있다. 4세대 SMR은 비수랭식 기반으로 안전성 및 효율성, 경제성 향상과 함께 다목적성(고온의 공정열 및 수소 생산, 해양·선박용 등)을 갖췄다. 사용후핵연료(핵폐기물) 감축 및 재사용에도 강점이 있다.

대표적인 3.5세대 SMR 기술(설계) 업체로는 뉴스케일이 꼽힌다. 4세대 SMR 기술 업체로는 엑스에너지(고온가스냉각로), 카이로스파워(불화염냉각 고온로), 테라파워-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소듐냉각 고속로) 등이 있다.

미국 에너지청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을 최소 200GW 이상, 최대 455GW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SMR 설치 가능 규모가 120∼170GW인 것으로 추정되는 등 미국은 SMR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원자력 산업은 에너지 산업이면서 방위 산업인 동시에 규제 산업이다. 미국은 SMR의 개발 및 상용화 보조금, 수출금융, 핵연료 국산화 보조금 등 경제적 지원 외에도, 인허가 규제 완화까지 펼치며 빠른 속도로 원자력 기술 리더십 회복을 꾀하고 있다. 특히 2024년 7월 ‘원전 배치 가속화법(ADVANCE Act)’ 통과 이후 빅테크의 SMR 전력 공급 계약 체결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기자재 발주 및 건설 허가 등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기준 글로벌 SMR 프로젝트 계획 설비용량은 총 22GW이고 이 중 미국은 6∼7GW를 설치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2032년까지 원전을 준공해야 투자세액공제 30∼50%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 SMR 프로젝트는 대부분 2026∼2027년 착공, 2029∼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선제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대형 원전의 개발 및 건설 경쟁력은 글로벌 선두 그룹에 있다. 다만 SMR은 정책 지원, 기술 개발 속도, 첫 상용호기 건설 시기 및 잠재 시장 규모 등이 미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5년 이후 ‘K원전’의 해외 원전 수주 확대와 함께 SMR 분야에서도 글로벌 제조 아웃소싱 수주가 본격화되며 제조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원전 패권전쟁#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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