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서 미국 미시간주에 짓던 배터리 공장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GM은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공장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거래라는 분석이 나온다.
GM은 2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M은 “거의 완공돼 가는 3공장 지분을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논 바인딩 계약)’를 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착공한 3공장은 당초 총 26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 내년 초 양산 예정이었다. 초기 생산능력 36기가와트시(GWh), 향후 50GWh까지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며 올해 7월 3공장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공장 건설 중단 시기 전부터 3공장 운영 및 투자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GM은 이미 얼티엄셀즈 1, 2공장을 가동중인 상황에서 3공장 물량까지 받아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고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이미 상당한 투자를 한 상황에서 공장을 놀릴 바에야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고 다른 고객사를 유치하는 게 이득이라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GM은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 20만∼30만 대에서 20만∼25만 대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새 고객사 후보로는 도요타가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 20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와의 계약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신규 공장이 필요하던 상황이었다”며 “얼티엄셀즈 3공장이 GM과의 합작인 상황에서는 타사 물량을 생산하기 어려웠겠지만 이제 유연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했다.
GM이 각형 배터리를 확대하려는 상황도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 8월 GM은 삼성SDI와 35억 달러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는데 2027년 각형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얼티엄셀즈 3공장은 주로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목적으로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배터리 역시 파우치형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발표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14년 동안 이어진 굳건한 파트너십의 결실”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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