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체 인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경제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민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로,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 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10년간 빠르게 늘어나 지난해 전체 소비 지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1인 가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경제 형편은 다인 가구에 비해 취약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약 70%가 연소득이 3000만 원에 미치지 못했으며, 균등화 소득 기준 1인 가구의 평균 소득(2606만 원)은 전체 가구(3950만 원)보다 34.0% 적었다.
1인 가구 가운데 청년층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가장 컸고, 고령층 1인 가구는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월세가 오르고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이들의 소비 심리는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은 2019년 0.78에서 지난해 0.74로 5.8% 감소해 전체 가구 가운데 감소율이 제일 높았다.
한은은 “1인 가구의 경제적 취약성이 소비 등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수 기반을 튼튼히 하려면 이들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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