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비상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시장은 4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총력전’을 펼쳐 가까스로 패닉셀(공포 매도)은 면했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4% 내린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비상계엄의 여파로 1.97% 내린 채 개장해 오전 한때는 2.3%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 폭은 줄였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4000억 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코스닥도 1.98% 내린 677.15에 장을 마감했다. 간밤에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2원 오른 1410.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국이 10조 원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며 즉각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충격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내년과 후년 1%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고, 내년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을 앞두고 한국 경제의 타격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정치적 혼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등 정치 불안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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