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한류, K-헤리티지로]
양영회, 84년간 9675명에 167억원
추가 설립 수당장학회도 223억 지원
“정직하게 돈을 벌어 겨레를 위해 올바르게 쓴다.”
고 수당 김연수 삼양사 창업주는 인재 육성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겨레를 위해 올바르게 쓰는 돈 중 가장 중요한 게 ‘인재 양성’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4년 삼수사(三水社)를 출범하면서 ‘산업보국’(산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한다)을 강조했던 김 창업주는 ‘인재보국’도 중요한 경영 가치로 삼고 실천했다.
김 창업주의 신념은 한국인이 다닐 수 있는 민족학교 설립 기금 전달로 이어졌다. 1929년 연평균 1500석의 쌀을 수확하던 명고농장을 중앙고보의 재단 설립 기금으로 기부한 데 이어 1932년에는 쌀 5000석을 생산하던 신태인농장을 보성전문학교에 전달했다.
그러곤 1939년 6월 양영회(養英會)를 설립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장학재단이다. 양영회는 지난해까지 9675명의 대학(원)생에게 약 167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 재단은 연구 및 학술단체에도 약 70억 원을 기부했다.
1968년엔 김 창업주와 세 아들이 재단법인 수당장학회를 설립했다. 삼양사와 방계회사 직원 자녀들의 학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이 재단은 이후 지원 범위를 넓혀 중고교생과 대학(원)생, 교수, 학술단체, 교육기관 등에 지금까지 163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수당상을 만들어 기초·응용·인문사회과학 등에서 업적을 이룬 국내 우수 학자 65명에게는 약 60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양영회와 수당장학회는 국내 다른 기업들의 공익재단 설립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재단은 장학 사업과 연구 지원 외에도 학술·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공익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삼양사 관계자는 “장학 사업은 창업주의 인재 육성의 뜻을 계승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주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인재 양성 헤리티지가 삼양사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가 학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자주 노출되면 구성원들은 본인도 인재로 도약하려는 동기부여를 받게 되고 이 회사에 다니면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며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헤리티지 경영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헤리티지는 그들이 지나온 역사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1920년 창간한 동아일보에 게재된 광고들은 이를 되짚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입니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광고에 담긴 K-헤리티지’ 삼양사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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