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리면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자 고금리를 자랑하던 저축은행권의 파킹통장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6일부터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2.70%에서 2.50%로 0.20%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달 8일 0.30%포인트를 인하한 데 이어 재차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이에 지난달 초까지 3.00%였던 입출금통장 금리는 약 한 달 만에 0.5%포인트 떨어졌다. 8월에는 최고 3.2% 금리가 적용된 바 있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파킹통장의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인 ‘간편페이통장’의 최고금리는 지난달 말 연 3.8%에서 현재 3.6%로 내려온 상태다.
JT저축은행은 지난달 13일과 20일, 2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파킹통장 ‘점프업2저축예금’의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최고금리는 연 3.8%에서 3.5%로 내려왔다.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금액 구간도 1억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에서 이날 기준 금리가 3.5% 이상인 입출금자유예금 상품은 6개에 불과하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시중은행 정기예금(12개월) 최고금리 연 3.56%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은 단 2개에 그쳤다.
파킹통장은 만기가 없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주식 등 자산시장이 불안정할 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을 넣어두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만기까지 금리가 유지되는 정기 예적금과 달리 금리가 변동되면 기존 계좌에도 바뀐 금리가 적용된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더해 내부적으로 자금 조달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에서 파킹통장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공격적으로 자금을 늘리거나 자산이 빠져나가는 걸 방어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영향도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수신고를 채우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과 함께 고금리 파킹통장을 내놓았다. 이에 한때 100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던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월 말 기준 102조568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6116억원 늘어났다. 8월에도 1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100조원대로 올라섰다.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3분기 실적을 공시하며 “국내 경기 및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저축은행은 보수적인 영업을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도 내려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3.41%로 지난달 초(3.60%)보다 0.2%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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