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무산 후폭풍]
정치적 혼란이 원화 약세 부추겨
“4000억 달러 뚫리면 ‘환투기’ 공격”
탄핵 정국 장기화로 외환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2018년 이후 6년여 만에 4000억 달러 선 밑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4일 한국은행 발표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3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은 10월부터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오르자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치적 혼란이 계속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9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38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졌는데, 자칫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갑자기 큰 폭으로 줄면 국가신용 등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고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대로 줄면 환투기 세력의 공격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권도 외화 수급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화자금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금융회사의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를 지도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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