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무수익여신 4조원 넘어가…1년 새 20%↑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부실 몰려…경기 불안정성 확대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 악성채무인 무수익여신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상황이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돼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4조2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3조7946억원) 대비 4827억원(12.7%), 전년 동기(3조5769억원) 대비 7004억원(19.6%) 급증한 규모다.
각사 분기보고서를 보면 국민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 말 9624억원(비율 0.24%)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5222억원(0.14%), 지난해 7498억원(0.20%)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기간 기업의 무수익여신은 3252억원(0.17%)에서 6899억원(0.31%)으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가계 무수익여신은 1969억원(0.12%)에서 2725억원(0.15%)으로 늘었다.
신한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7145억원(0.20%) 규모다. 지난해 동기 7049억원(0.22%)에서 95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9289억원(0.27%)으로 나타났다. 2022년 6521억원(0.21%), 지난해 8678억원(0.26%)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기간 기업은 4420억원에서 5992억원, 가계는 2101억원에서 3296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우리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말 5709억원(0.17%) 규모다. 2022년 4701억원(0.16%)에서 지난해 5289억원(0.17%)으로 늘었다가, 올해 들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
농협은행 무수익여신은 3분기 말 1조1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6782억원에서 62.3%(4223억원) 급증했다. 전 분기(8481억원) 대비로는 29.8%(2524억원) 늘었다.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수입이 없는 대출을 말한다. 대출을 내주고 이자도 받지 못하는 악성채무로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린다.
업계는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경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대출 부실화를 방지하고,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새출발기금 등 은행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적 경기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취급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부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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