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날아가는데 차분한 시각?”…개미들, 오늘도 8000억 던졌다

  • 뉴스1
  • 입력 2024년 12월 10일 17시 10분


‘하락장에 매수·반등국면 이익실현’하던 개미들의 변심…이틀간 2조 순매도
“한국 증시 실망해 미장 이동…주가 하락 누적에 신용부족도 영향”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정부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차분한 시각으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투매는 이틀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만 1조 원 넘게 투매한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반등하는 와중에도 8000억 원을 더 던졌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57.26p(2.43%) 상승한 2417.84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34.58p(5.52%) 상승한 661.59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에서 4220억 원, 코스닥에서 4135억 원 순매도하며 한국 증시에서 8355억 원어치를 던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는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계엄령 사태가 벌어진 뒤 4~5일은 4940억 원 순매수했으나, 그 뒤 6일과 9~10일은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거래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2조 794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주말 탄핵이 불발된 뒤 매도세는 더욱 거세졌다.

전날 코스피는 전날 2.78%, 코스닥은 5.17% 하락했다. 지수가 하락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에 속도가 붙었다. 하루에만 코스피, 코스닥에서 1조 2022억 원을 순매도한 것이다. 이날은 지수가 하락분을 회복했음에도 80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뉴욕증시 여파로 급락장이 연출된 지난 8월 5일 코스피가 8.77% 급락했을 때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238억 원, 2693억 원 팔았지만, 개인은 1조6945억 원을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통상 주가 하락기에 매수로 대응하고 반등 국면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계엄과 탄핵 불발 등 정치리스크 확대에 개인도 두 손을 다 들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위기에 경도된 대중의 공포가 주식 시장의 하락을 가속했다”며 “개인 순매도는 한국 시장에 실망해 미국 시장으로 떠나기 때문이고, 주가 하락이 누적돼 신용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제·금융수장들은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 건전성에 비해선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진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고 “주식시장의 경우 기관 투자자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으며,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만큼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책임 있는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도 보다 차분한 시각을 갖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투자자는 관련 기사에 댓글을 남겨 “돈이 날아가는데 차분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유효한 대책 하나 못 내더니 현재의 위기를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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