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으로 K푸드가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들도 미국에서 고속 성장 중이다. 특히 ‘토탈 베이커리’ 전략이 제대로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빵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로 꼽히는 미국에서의 선전은 K-베이커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서 ‘잘 나가는’ 파리바게뜨·뚜레쥬르
12일 SPC그룹에 따르면 올해로 해외 진출 20주년을 맞은 파리바게뜨는 뉴욕 맨해튼에만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맨해튼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꼽힌다. 파리바게뜨는 2010년 맨해튼에 첫 매장을 연 뒤 ‘거점 전략’을 표방하며 중심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 웨스트사이드 등에 잇달아 점포를 열었다. 맨해튼 내 파리바게뜨의 매출은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 대비 4~5배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SPC 관계자는 “맨해튼에선 커피와 크로와상, 햄치즈 페이스트리 등 식사대용 제품이 인기가 많다”며 “뉴요커들이 출근길 아침 식사로 한국 빵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파리바게뜨는 뉴욕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2021년 94개였던 미국 매장 수는 2022년 118개, 2023년 150개, 2024년 11월 말 기준 188개 등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2030년 1000여 개까지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LA, 뉴욕, 뉴저지 등 미국 27개 주에서 13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30년 미국 내 1000호점을 여는 게 목표다. 현재 미국 조지아 주에 생산 공장까지 짓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최근 K베이커리 인기에 힘입어 미국 각지에서 가맹점 창업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6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도 있다”고 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뚜레쥬르는 미국에서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6년 연속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당기순이익은 146억 원으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백 종 빵 파는 ‘토탈 베이커리’ 전략이 주효
K베이커리가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품목을 취급하는 현지 베이커리와 달리 수백 종의 빵을 판매하는 ‘토탈 베이커리’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미국 현지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가지에 못 미치는 데 반해 두 브랜드는 300~400종의 품목을 취급한다. SPC 관계자는 “쟁반과 집게를 이용한 제품 선택 방식도 현지인들이 K베이커리를 흥미로워 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대부분의 미국 베이커리는 줄을 서서 매장 직원에게 요청해야 하지만 한국 베이커리는 직접 제품을 관찰하고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인기”라고 했다.
한국 고유의 디저트도 K베이커리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단팥빵, 꽈배기도넛, 슈크림빵 등 한국 스테디셀러 제품이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뚜레쥬르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순진 우유 크림빵’을 ‘밀크 크림 브레드’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인데 올 상반기(1~6월)에만 50만 여 개가 판매됐다. 1분당 2개꼴로 판매된 셈이다.
현지에서 흔한 버터케이크 대신 생크림으로 만든 케이크도 인기 상품이다.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상품은 올해에만 190만 개 이상 팔렸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쇼케이스 속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케이크를 한참 들여다보거나 ‘인증샷’을 남기는 소비자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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