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국내 증시가 정치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증시와 미 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 주식의 국내 거래액(매수+매도액)은 634억9525만 달러(약 90조88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예탁원이 관련 자료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입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40억800만 달러(약 5조7439억원)를 매수했다.
일론 머스트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약 69%나 올랐다. 상승분의 대부분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의 것이다. 주가는 로보 택시 사업 계획 발표 등으로 이달 11일에는 424.88달러까지 올라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어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쉐어스’ ETF(25억6558만 달러·약 3조6764억원)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21억6951만 달러·약 3조108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17억7280만 달러·약 2조5404억원)와 비트코인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11억7943만 달러(1조6901억원) 어치 사들였다.
또 지난해 말 대비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 순자산이 가장 크게 늘어난 상품은 ‘TIGER 미국S&P500’으로 4조431억원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다.
ETF 시장에서도 미국 주식형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 순자산은 6조2115억원으로 이는 국내 상장된 주식형 ETF 중 1위 규모이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4조1257억원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TIGER 미국S&P500 ETF는 연초 이후 개인 누적 순매수 약 1조7200억원으로 국내 상장 전체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말 대비 순자산 증가 규모가 큰 주식형 ETF 상위 10개 종목은 미국 주식형 상품이 싹쓸이했다. ‘KODEX 미국S&P500TR’(2조1914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1조7780억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조5597억원), ’TIGER 미국테크TOPINDXX‘(1조4256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1조1436억원) 등 순으로 늘어났다.
이는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약세를 보이는 국내 증시와 달리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하는 등 뉴욕 증시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면서 미국 주식과 ETF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며 “미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기업 친화적 정책과 미국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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