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법인 등록” 신사업 선언
개발∼임상∼생산 全과정 서비스
내년 상반기에 생산공장 착공
삼성-롯데-SK와 불꽃 경쟁 예고
셀트리온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CDMO 전문기업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법인 등록을 마쳤다”며 신사업 출범을 알렸다. 셀트리온까지 CDMO 시장에 뛰어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한 국내 CDMO 사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셀트리온의 지분 100% 자회사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임상시험 계획,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 사업과 더불어 후보물질을 발굴 및 개발해주는 위탁개발(CDO), 임상과 허가를 대신해주는 임상시험수탁(CRO)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현재 (CMO 시장은) 공급 과잉 우려가 있기 때문에 CMO만 가지고는 적정 수준의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며 “CDO, CRO까지 한꺼번에 서비스하는 회사는 스위스 제약사 론자 외에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셀트리온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체 의약품 CDMO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1∼6월) 내 10만 L 규모의 생산공장을 착공하고, 202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해 2029년 매출 약 5000억 원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후 고객사들의 수요를 파악해 10만 L 추가 증설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생산공장이 필요 없는 CDO, CRO 분야는 내년부터 바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항체 의약품 외에 세포유전자치료제, 펩타이드,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종류의 의약품으로 서비스 범위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한국 외 미국, 유럽, 인도에 각각 연구개발(R&D) 연구소를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고부가가치 의약품 중심으로 영업을 해 나갈 계획”이라며 “CDO, CRO에서 2027년쯤에는 1000억 원 정도, (서비스 확대 후) 2031년에는 약 1조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합류로 국내 CDMO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SK의 자회사로 미국법인인 SK팜테코 등이 CDMO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 바이오 기업에 위탁생산 계약을 제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늦어도 내년에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국내 기업들은 공장 증설 등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생물보안법 통과 시 세계 CDMO 시장의 약 12%를 차지하는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물량이 이른바 풀리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유예 기간인 2032년까지 인프라를 확보하는 국내 기업들은 반사 이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18만 L 규모의 5공장을 증설 중이다. SK팜테코 역시 최근 세종시에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의 CMO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3147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DMO부터 CRO까지 원스톱 서비스라는 차별점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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