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확실성 따른 위기극복 강조
LG전자, 시나리오별 ‘플레이북’… 조주완 사장 “유연한 대응” 주문
현대차, 특별 담화문 조직 다잡기… 이동석 대표 “어려울수록 기본 충실”
국내 주요 그룹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내부 조직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에 더해 국내 정치 혼란이 이어지자 잇달아 연말 전략 회의를 강화하거나 임직원에게 위기 극복을 주문하는 분위기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직원 대상 간담회를 열고 “질서와 규칙이 없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표준(Normal)’이 되고 있다”며 “최악에 대비하고 최선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임직원 소통을 위한 조 CEO의 올해 마지막 ‘CEO 펀 토크(F.U.N. Talk)’로 임직원 1만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조 사장은 특히 내년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추가 관세, 무역협정 등 통상정책 변화 영향을 공유하며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CEO는 불확실성에 대해 “세계는 지정학 시대에서 지경학(Geo-economic)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경제가 세계 정치 격변의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회사의 생산거점 전략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치밀한 대응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LG전자는 각종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대응하는 ‘플레이북’을 준비 중이다.
빠르게 추격 중인 중국 기업에 대한 대응도 강조했다. 중국 제품은 더 이상 싼 가격에 구매해 쓰다가 고장 나면 버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프리미엄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 리더인 LG전자를 추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CEO는 “(중국 기업은) 선진 기업을 인수합병(M&A)해 해외 사업 인프라를 확보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지위를 강화해 왔다”며 “그야말로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해 한계 돌파를 추진하는 등 품질, 비용, 납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날 현대자동차도 대내외 위기 상황 극복을 강조했다. 국내 생산과 안전, 노무 관리를 담당하는 이동석 대표는 “연말 최대 생산을 통해 다시 뛰는 현대차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때”라는 내용의 특별담화문을 임직원 e메일을 통해 전했다. 내수 침체와 대외 정세 불안으로 내년 시황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임직원의 사기를 높여 위기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담화문에서 이 대표는 “중동과 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최대 시장인 미국은 향후 10∼2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의)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국내는) 정치 문제로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내수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최선의 길은 바로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왔던 일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것”이라며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예정된 신차를 완벽한 품질로 적기에 양산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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