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연구비 약 6억 원 지원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지원금 규모 실효성 지적”
세계 최초 ‘경구용 신약’ 개발 목표
간 섬유화 유발하는 콜라겐 축적 억제 기전
대웅제약이 중증 간 섬유증을 치료하는 첫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대웅제약은 신약 후보물질 ‘DWP220’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주관하는 2024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된 범부처 국가 R&D 사업이다. 2021년부터 10년간 국내 신약개발 R&D 생태계 강화, 글로벌 실용화 성과 창출, 보건 의료분야 공익성과 창출 등을 목표로 신약 개발 전주기 단계를 지원한다.
다만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실제 연구비 지원 규모는 거창한 사업 목적에 비해 미미하다는 평가다. 과제에 따라 총 연구비 규모를 8억~70억 원으로 설정하고 각 과제별로 50%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4억~35억 원 수준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적게는 수백 억 원, 많게는 수천 억 원에 달하고 개발 기간도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내용과 규모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3~4년간 물류비와 임금, 물가 등이 크게 올랐는데 지원금 규모는 그대로다.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에서 대웅제약 DWP220은 공고단위(RFP명)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항목의 후보물질(개발단계) 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총 연구비이 12억 원 내외로 설정된 과제로 이중 50%인 6억 원가량을 지원받게 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항암제 후보물질 DWP216도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에서 동일 항목 비임상 개발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총 연구비는 20억 원 내외로 지원금이 DWP220보다 조금 많다.
DWP220의 경우 간 섬유증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인 콜라겐 축적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간 섬유화 질환에서는 세포 외 기질(ECM) 성분, 특히 콜라겐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조직이 딱딱해지고 기능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DWP220은 이러한 ECM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섬유화 진행을 막는 동시에 이미 진행된 섬유화를 감소시키고 조직 손상 완화를 목표로 한다. 간 섬유증은 간에 반복적인 손상과 염증이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간 조직이 비정상적인 결합 조직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이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간 섬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스메티롬은 임상시험 결과 섬유증 개선 효과가 1단계 개선에 그쳐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간 섬유증 치료제의 추가 개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섬유증 악화로 인한 환자 사망률 증가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중증 간 섬유증은 근본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DWP220이 상용화되면 세계 최초로 중증 간 섬유증 치료가 가능한 경구용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간 섬유증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해 약 36조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콜라겐을 타깃으로 한 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지식과 임상 진행 노하우를 확보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과제에서도 섬유화 질환 치료제 개발을 신속하고 최적화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후보물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은 중증 간 섬유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섬유증 치료제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대웅제약의 신약 개발 능력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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