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배당 117개사 중 52곳 계획 변경
연말 배당차익 거래 관심 줄어…1분기로 이연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얼마나 주는지 확인하고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배당 선진화 정책’ 시행 이후 코스피200 종목 중 연말배당 기업이 전년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중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배당했던 117개 회사가 올해는 배당기준일을 바꿔 연말이 아닌 날로 하겠다고 밝힌 곳이 52개사다. 아직 공시하지 않은 회사들 중에서도 공시를 통해 배당기준일 변화가 가능해 연말 기준 배당금액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배당한 117개사의 올해 배당 추정치는 약 12조7600억원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조9000억원이 연말배당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이달 초 이후 배당차익 거래 매수세 유입이 지난해에 비해서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기준일 변화로 연말 배당차익 거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지정하도록 유도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이 자신이 받을 배당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수개월 뒤 결정되는 배당 규모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깜깜이 투자 관행에 대한 비판에 따른 조치다. 기존에는 국내 대부분 상장법인이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이듬해 봄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왔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는 연말 기준 배당에 대한 배당차익 거래가 12월 중에 강하게 들어오면서 12월 중반까지 약 1조6000억원 유입됐지만 올해는 전날까지 6747억원 유입에 그쳤다”며 “배당기준일 변화로 연말 배당차익 거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차익 거래 시즌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금융투자의 선물 매도·현물 매수가 결합되면 산타 랠리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배당 선진화 노력으로 인해 이러한 계절성은 1분기로 이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사의 약 42.3%인 1008개사가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을 위한 배당절차 개선사항을 정관에 반영한 상태다.
금감원은 더 많은 기업들이 배당 관행 개선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업보고서에 배당 절차 개선방안 이행 여부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개정해 올해 연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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