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국 불안까지 이어진 불확실성에 올해 매출 줄하락
재고자산 회전율 총력·2025 SS 전략 선회…‘뉴노멀’ 전망도
올해 고물가, 고금리에 이어 이상기후와 정국 불안까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패션업계가 실적 모멘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주요 패션 기업들은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연말 특수와 4분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패션업계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남은 연말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통한 재고 회전율 확보와 내년도 사업 계획 재검토 등 전략을 선회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2024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패션·의류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8월(-17.8%), 9월(-16.0%), 10월(-9.8%)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3분기에만 삼성물산(-36.36%), 신세계인터내셔날(65.4%), 한섬(-31.4%), 코오롱FnC(-50.5%) 등 줄줄이 하락했다.
이상기후에 따른 긴 무더위와 연말 정국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4분기 판매 환경도 녹록잖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의류업계는 4분기 판매가 1년 실적을 결정하는 만큼 주력해야 하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재고자산 회전율이다. 특히 겨울 시즌이 대목인 아웃도어 업계의 경우 회전율이 2회 남짓으로 1년 매출 절반이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아웃도어 시장 축소로 업체마다 많은 물량을 생산하지는 않는다. ‘반응 생산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재고자산 회전율도 좋아진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올해는 유독 날씨와 정치 등 이슈 타격으로 재고 변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생산량 조절과 재고 관리에 돌입했다. 당장 2월부터 2025 SS시즌을 대응해야 하는 데다 겨울 재고 비용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탄핵 정국으로 ‘요노’(YONO)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시즌오프를 확대하는 면도 있지만 당장 2월 봄상품도 대응해야 하기 시기”라면서 “재고를 아울렛으로 넘기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창고비, 물류비, 관리비 등 영업이익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도 상반기 대선 등 정치 리스크와 업황 부진 장기화를 예상하면서 극단적 양극화 현상과 재편을 통한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비 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VIP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명품 시장과 초저가 중심의 ‘가성비’ SPA 시장으로 극단적인 소비 행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른 각각의 브랜드 확보가 주요 매출원으로 패션업체의 재편도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역시 패션시장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사업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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