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1450원을 돌파하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비상 경영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1∼6월)에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환율 상승에 따른 비상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KB금융은 당초 금융시장이 안정돼 내년에 환율이 1300원대 중반을 회복할 것을 가정해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감안해 환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는 것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1300∼1450원(평균 1360원) 수준의 전망을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짰으나 전망치 수정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상황에 따라 상향 전망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상단이 1400원대 후반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경영계획을 확정할 때 내년 평균 환율을 각각 1385원, 1350원으로 내다봤으나 현재 상황을 반영할 경우 내년 평균 환율이 최고 1450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경영계획 수정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 속에서 1430원대까지 오른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1450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B금융 산하 KB경영연구소는 내년 상반기(1∼6월) 환율 상단을 1470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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