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에…12월 소비심리, 팬데믹 이후 최대 폭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4일 14시 34분


소비자심리지수 12.3포인트 떨어지며 25개월 만에 최저
“수출 둔화에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

뉴시스
비상계엄 사태에 국내 소비 심리지수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팬데믹 발생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면서 2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11월보다 12.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팬데믹 발생 시기인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지수 자체도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 지수를 살펴보면 현재경기판단(52)과 향후경기전망(56)이 전월 대비 각각 18포인트씩 떨어지면서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형편전망(86)은 8포인트 빠졌으며, 가계수입전망(94)과 현재생활형편(87)도 각각 6포인트, 4포인트 내렸다. 소비지출전망(102)은 유일하게 100을 넘겼으나 지난달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는데,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지수 하락 요인으로 추가됐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느냐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이번 달 주택가격전망지수(103)도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 둔화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한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지난달 대비 5포인트 상승한 98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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