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저출생 통계지표’ 발표
청년 팍팍한 삶, 저출생으로 이어져
출생아 수 20년 새 절반 이하 줄고
무자녀 50세 여성은 10년새 3배로
최근 20년 새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 수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갖지 않는 여성이 늘면서 자녀 없는 50세 여성의 비율도 10년 전의 3배로 치솟았다. 주거비, 교육비 등 결혼과 출산에 따른 비용 부담은 점점 커지는데 청년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은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저출생 통계지표’를 국가통계위원회에서 심의해 공개했다. 저출생 통계지표는 저출생 현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기존 통계를 활용한 53개 지표와 새롭게 개발한 5개 지표가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2001년 56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23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 역시 이 기간 1.31명에서 0.72명으로 급감했다.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 여성이 늘면서 2020년 기준 50세 여성(1970년생) 10명 중 1명 이상(12.3%)이 자녀가 없었다. 2010년에는 50세 여성(1960년생)의 4.4%만이 자녀가 없었는데 10년 동안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50세 여성의 출산율도 2010년 1.96명에서 2020년 1.71명으로 줄었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 드는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청년 일자리 질은 악화하고 소득 또한 정체된 결과로 풀이된다. 20, 30대 청년 근로자 가운데 정규직 비율은 2003년 72.1%에서 올해 68.8%로 하락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2003년에는 10명 중 7명(70.4%)이 정규직이었는데, 올해는 이 비중이 56.9%로 떨어졌다. 2022년 기준 19∼39세 청년 5명 중 1명 가까이(18.3%)가 1년 새 소득계층 하락을 경험했다. 이 연령대에선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소득을 불려 가야 할 나이인데도 적지 않은 청년들의 소득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
청년들은 월급의 23.1%를 주택 임대료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간과 공공 임대주택 공급은 2018년 51만4000채까지 올랐다가 2022년에는 21만4000채로 줄어드는 등 주거 복지는 점점 후퇴했다. 특히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해졌다. 2015년 52.4%였던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도는 지난해 54.7%로 2.4%포인트 상승했다. 초중고교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3년 23만9000원에서 2023년 43만4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편 이번에 새로 공개된 ‘저출생 정책 제도 수요’에선 가장 원하는 저출생 정책으로 ‘주거 지원’을 꼽은 이들이 33.4%로 가장 많았다. ‘청년 취업 지원, 일자리 창출’이 20.8%로 뒤를 이었고, ‘일·가정 양립 직장 문화 조성’(14.0%) ‘돌봄 지원’(11.5%) ‘경쟁적 교육환경 개선’(9.1%) ‘현금성 지원’(8.0%)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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