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재우고 싶은 욕구는 한국인, 일본인, 미국인할 것 없이 다 같아요. 유아용품에 대한 필요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꼭 필요한 용품을 좋은 품질에 제공하는 코니가 통한 거죠.”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코니바이에린 사무실에서 만난 임이랑 대표(39)는 해외에서의 선전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국내 유아용품 브랜드 코니바이에린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60~70%에 이른다.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코니 아기띠는 일본에선 ‘국민 아기띠’로 불릴 정도로 많이 팔렸다.
임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코니바이에린은 ‘부모로서의 삶을 쉽고 멋지게’를 모토로 한다. ‘육아 필수재’를 판매한다는 임 대표의 설명처럼 회사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아기띠, 턱받이, 속싸개 등 기본 상품들이다. 의류 상품군도 레깅스, 목폴라 티셔츠 등 유행을 타지 않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아이를 기르는 모든 양육자가 곧 수요자인 셈이다.
아이가 사용하는 유아용품의 소비자들은 품질에 더욱 민감하다. 코니바이에린은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제작, 판매부터 고객 응대 서비스(CS)까지 모든 과정을 외주 없이 직접 수행한다. 제품에 쓰이는 원단까지도 직접 생산한다. 제품을 다량 생산하는 대형 의류기업이 아닌 이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례적인 일이다. 임 대표는 “초창기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원단으로 제품을 만들었는데 같은 원단이라도 컬러에 따라 수축률이 다르다거나 하는 불만족스러운 점들이 눈에 띄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안정적인 품질을 위해 반드시 투자를 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CS 역시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직접 수행한다. 임 대표는 “한국 고객들은 깐깐하기 때문에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더욱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저출산 시대에도 회사 매출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로 높은 재구매율을 꼽았다. 그는 “제품을 구매한 고객 10명 중 6명이 1년 안에 제품을 재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코니바이에린의 올해 매출은 490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317억 원) 3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5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임 대표는 “저출산 기조가 전혀 의식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다 보면 고객이 쌓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의 60%는 워킹맘이다. 엄마의 시각으로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어느 업종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이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전 직원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실제 이날 찾은 사무실은 평일 오후임에도 텅 비어있었다. 오전 30분, 오후 30분 등 하루 한 시간을 아이의 등·하원에 할애할 수 있는 등·하원 배려제도 실시하고 있다. 스스로가 8살, 4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 임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된 제도다. 임 대표는 “아이들 등·하원을 시키는 시간은 여가시간이 아니라 삶에서 꼭 필요한 시간”이라며 “이런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주면 더 좋은 인력들이 회사로 몰려 오랫동안 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더 많은 회사에서 육아 존중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지금은 직원이 육아휴직을 가면 기업이 고스란히 인력과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라며 “기업에 현금성 지원, 법인세 감면 등 충분한 혜택을 제공해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박수받으며 휴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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