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모바일상품권 업계 상생안
결제액의 95%까지 환불 추진
정산 주기도 67일→37일 단축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되는 ‘커피 기프티콘’ 등에서 카카오 측이 떼가는 수수료가 큰 폭으로 내려간다. 연간 4조 원 가까운 선물 거래가 이뤄지는 카카오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수수료 갑질’을 한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와 함께 상생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가 유효기간 내에 기프티콘을 쓰지 못했을 때 환불받는 금액도 결제액의 95%까지로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6개 모바일 상품권 유통·발행사, 자영업자 단체 등으로 구성된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민관협의체는 모바일 상품권의 높은 수수료율 문제를 당사자 간 협의로 해결하기 위해 올 4월 출범한 대화 기구인데, 8개월간의 협의 끝에 이날 결과물을 내놨다.
우선 카카오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상품권에서 떼던 수수료를 5∼8%까지 낮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5∼14%의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협상력이 낮은 소규모 브랜드와 소상공인들이 높은 수수료를 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모바일 상품권사가 부과하는 수수료율(0∼1%)을 더하면 최대 수수료율은 9%다.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거래되는 모바일 상품권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3조8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가 모바일 상품권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가맹점주가 100% 부담하거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나눠서 낸다. 이번 상생안에는 가맹본부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가맹본부와 점주가 수수료를 절반씩 부담하는 경우에는 최대 수수료율을 8%까지로 내려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3%를 넘지 않도록 카카오가 수수료를 추가로 내주기로 했다.
11번가 등 상품권 발행 5개사는 정산주기를 단축해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에게 신속하게 대금이 돌아갈 수 있게끔 하기로 했다. 모바일 상품권 사용금액은 카카오, 발행사, 가맹본부, 가맹점주에 이르는 3단계 정산을 거치며 최대 67일이 걸리는데, 이를 37일로 단축한다.
공정위는 또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을 개정해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의 환불 비율을 기존 90%에서 95%까지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제때 상품권을 쓰지 못했을 때 고객이 돌려받는 금액이 더 늘어나게 된다.
카카오는 이번에 마련된 상생 방안과 정산주기 단축을 2025년 1분기(1∼3월) 안에 실행할 계획이다. 상품권 발행사들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정산주기를 단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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