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기후변화로 해마다 요동치는 과일 가격… 이상기후 대응 정부 전략은?
농식품부, 농산물 주산지 신규 육성
장기적으로는 ‘내재해성 품종’ 연구
냉해 등 재해 예방 시설도 늘리기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정부는 전담 관리 조직을 신설하고 대응에 나섰다. 또 폭염과 폭우 때문에 가격이 치솟았던 과일, 채소 등을 새로 재배하는 면적을 확대하고 품종과 재배 기술을 개선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농식품부는 부처 내에 ‘농식품 수급안정지원단’을 설치했다. 폭염과 호우 등 기후변화에 발 맞춰 농식품의 가격 안정 대책을 수립하고 주요 농식품 수급과 가격 동향을 관리하기 위한 자율 기구다. 지원단은 중장기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 수립 업무도 맡을 예정이다.
지원단은 과수와 채소, 화훼류 등을 포함하는 원예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이상 기후로 지난해엔 사과와 배 등이, 올해는 여름 배추 생육이 부진했던 만큼 생산 여건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책에는 데이터 기반 관측과 비축역량 제고 등의 방안이 담긴다.
앞서 이달 18일에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금(金)사과 파동이 불거졌던 사과의 경우 새로운 재배지를 2030년까지 2000ha 넓히고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도 60곳 조성해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강원 정선 양구 홍천 등 기존의 사과 주산지보다 위도와 고도가 높은 지역을 새로운 사과 재배지로 육성한다.
올해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여름 배추는 평년 재배 면적의 20%인 1000ha 규모로 신규 재배 적합지를 발굴하고 생산단지 조성 시범사업(18ha)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기상 변화에 강한 ‘내재해성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 기술도 개선한다. 생산량 변동이 심한 채소류는 상시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산물 병해충과 생육 정보 등을 알리는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 사과와 배의 경우 냉해와 태풍, 폭염 등 3대 재해 예방 시설의 보급률을 현재 1∼16% 수준에서 2030년 30%로 확충할 방침이다. 냉해를 막는 미세 살수장치와 방상팬, 폭염 피해를 줄이는 관수·관비 시스템을 늘려서 생산 안정성 자체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최근 다양해지는 과일 소비 수요를 반영해 노란 사과와 초록 배 등의 신품종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생산성이 현재보다 30% 이상 높은 작은 사과 재배 면적을 확대한다.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 농산물 수급안정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기후변화는 농업의 큰 위기이자 도전이지만 이를 함께 극복한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협력해 농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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