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세보다 낮은 법인세율… 사업체 커질수록 법인 전환이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3시 00분


법인 전환, 어떤 점이 좋을까
세율 9∼24%로 절세 효과 ‘톡톡’
대표 급여-생명보험 비용 처리
소유권-경영권 분리된 주식회사
주식 공모 통한 자본금 확보 용이

김인철 한화생명63FA센터 재무설계전문가(오른쪽)가 고객에게 법인 전환의 장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김인철 한화생명63FA센터 재무설계전문가(오른쪽)가 고객에게 법인 전환의 장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사업체 수는 623만8580개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 및 법인사업체의 비중은 각각 78.7%, 15.2%다. 10개 사업체 중 약 8개가 개인사업체 형태인 것이다.

개인사업체 비율이 높은 것은 사업을 시작할 때 절차가 간편하기 때문이 크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사업에 실패할 경우 재산 손실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 법인보다 대외신뢰도가 낮아 외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쉽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는 법인 전환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재산 손실 위험 분산

법인 전환이란 개인사업체의 조직 형태를 법인사업체로 변경하는 것이다. 개인이 사업주가 돼 직접 운영하던 것을 ‘법인’이란 새로운 법인격을 만들어 사업주를 바꾼다는 얘기다. 법인 전환 시 개인은 주주로서 자본금을 투자하게 된다. 자본금은 소액만 출자하는 것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 향후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투자한 금액만큼만 손실로 처리하면 된다. 책임은 무한정으로 져야 하는 개인사업자에 비해 재산상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절세 및 건강보험료 조정 가능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절세를 도모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개인사업자는 6%에서 45% 사이의 종합소득세를 부담하는 반면 법인사업자에게는 9%에서 24%로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세가 적용된다. 여기에 고소득 개인사업자의 경우 소득이 증가할수록 건강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예를 들어 순이익 2억 원의 사업소득에 대해 개인사업자는 38%의 종합소득세율 적용을 받는데 누진 공제액을 감안하더라도 약 56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법인사업자는 법인세율 9%를 적용받게 돼 1800만 원의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개인사업자에 비해 세금 부담이 현저히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법인 전환에 대한 세금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법인사업자로서 급여를 받게 되면 이에 따른 세금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급여를 소득세, 건강보험료 등이 증가할 정도로 과도하게 책정하지 않는 한 절세에 효과적이다. 개인사업자는 대표이사 급여가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지만 법인은 대표의 급여가 비용 처리돼 과세 표준이 낮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으로 전환하면 생명보험 상품에 가입해 절세를 도모할 수도 있다. 대표의 갑작스러운 유고에 대비해 사업 자금이나 유가족의 생활 자금 등의 목적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이 같은 생명보험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지만 법인의 경우 피보험자를 대표로 한 법인 명의의 생명보험은 납입보험료 전액을 비용 처리할 수 있다. 절세 효과를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권으로 보상받을 길 열려

법인으로 전환하면 개인사업자는 그동안의 사업상 성과를 ‘영업권’으로 자산화할 수 있다. 이 같은 영업권은 감정평가사가 해당 개인사업체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평가하는데 이때 평가액의 60%가 비용으로 인정되고 잔여 금액(40%)에 한해서만 과세된다.

예를 들어 영업권의 가치가 5억 원으로 평가됐다면 3억 원만큼이 비용 처리돼 2억 원에 대한 소득세만 납부하면 되는 것이다. 또 법인사업체의 경우 영업권의 20%를 매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데도 용이하다.

사업 확장 및 자금 조달 용이

통상 법인사업체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는 편인데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어 개인사업체보다 대외적인 신뢰도가 높다. 실적이 뛰어난 사업체가 법인으로 전환하면 주식 공모를 통해 대규모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계기를 모색할 여지도 있다.

마지막으로 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다.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기업별 상황에 맞게 자본금 규모와 이전 대상을 정한 다음 주주와 경영진을 적절하게 구성하면 된다. 이후 법원에 설립 등기,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치면 법인 사업체로서 사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된다.

#money&life#기업#법인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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