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플라스틱 대체하는 감귤 껍질-맥주 부산물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3시 00분


친환경 펄프몰드 스타트업 ‘나누’
감귤, 맥주박 등으로 펄프 용기 생산
SBA 지원으로 해외 진출 속도

나누가 만든 펄프몰드 친환경 제품. 나누 제공
나누가 만든 펄프몰드 친환경 제품. 나누 제공
올해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환경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20년 기준 1인당 연간 208kg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이는 회원국 평균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2021년 플라스틱, 비닐 등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친환경 일회용품 기업 ‘나누’를 창업한 이윤노 대표는 “다양한 기업이 ‘제로 플라스틱’을 외치며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지만 실제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할 친환경 제품은 거의 없다”며 “나누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감귤 껍질, 왕겨, 맥주 부산물 등을 활용해 펄프 용기를 제작하며 ‘환경 문제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누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의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덕분에 유럽 등으로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나누의 기술과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이윤노 나누 대표. 나누 제공
나누의 기술과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이윤노 나누 대표. 나누 제공

―보건학을 전공한 의료인이었는데 갑자기 플라스틱 대체품을 개발한 이유는….

“대학병원에서 해외 사업을 하면서 코이카(KOICA) 사업으로 파라과이에 가게 됐는데 현지에서 체감한 환경 문제가 너무 심각했다. TV에서만 보던 일회용 쓰레기 산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 현장을 직접 보며 창업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화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했나.

“그 부분이 제일 어려웠다. 창업 초기엔 플라스틱을 대체할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만 있었지 기술이 전혀 없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20년 이상 천연 소재와 바이오매스(유기물 원재료)를 연구한 충남대 교수를 찾았고 처음에는 자문을 구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공동 창업을 하는 방향으로 설득했다. 처음에는 기술도 없고 이름도 생소한 스타트업에서 공동 창업을 하자고 하니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6개월간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설명하며 설득해 성공했다.”

―친환경 소재를 표방하는 여러 경쟁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많은 기업이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반쪽짜리 제품이 많다. 종이지만 플라스틱 기반 코팅이나 필름지를 적용한다거나 바이오 플라스틱이지만 특수 상황에서만 생분해가 되는 식이다. 이에 비해 나누의 코팅펄프몰드는 기존 종이와 같이 생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소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나누는 ‘펄프몰드 코팅 장치 및 이를 활용한 코팅 방법’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다. 다른 회사들이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하는 데 비해 나누의 제품은 땅에 묻으면 썩어서 재활용되는 친환경 소재로 코팅을 한다. 나누에 감귤 껍질을 공급하는 제주개발공사의 경우 자신들이 공급한 감귤 껍질로 만들어진 나누의 친환경 제품들을 직접 구매해 사용하기도 한다.”

―주요 성과와 올해 실적 추정치를 공유해 준다면….

“올해 국내 대기업들과 매출 계약을 맺으며 내년도 확정 매출액이 2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SBA의 지원으로 해외시장에 도전해 유럽 로레알 본사를 비롯한 베트남, 일본에서도 협업 제의가 오고 있다.”

#제로 플라스틱#친환경 제품#나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