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증시에서 250조 원이 넘는 금액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만 소외되는 ‘디커플링’ 현상이 1년 내내 이어진 영향이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간 부진했던 데다 비상계엄 사태,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97조 원, 코스닥은 334조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과 비교하면 각각 159조 원, 95조 원이 줄었다. 올 한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한 시가총액이 254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액은 약 148조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22개 종목의 시총은 이 기간 약 161조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에 상장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주가 지수도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종가 기준 2655.28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27일까지 9.4% 하락해 2404.77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23.2% 내린 665.97을 가리켰다. 반면 이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6%, 나스닥 지수는 33.4% 올랐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0.4%,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14.3%, 17.9% 올랐다.
증권가에선 고환율 여파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가 한동안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며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