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 온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와 연체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내년에도 이들의 부실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064조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이 약 100만 명의 대출자로 구성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를 자영업자로 식별하고,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합해 자영업자대출 규모를 추정한 결과다. 1064조4000억 원은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6월 말(1060조1000억 원)과 비교해도 3개월 새 4조 원 넘게 불어났다.
자영업자의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9월 말 기준 연체액은 18조1000억 원으로, 6월 말(15조9000억 원)보다 2조2000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연체율도 2015년 3월 말(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1.70%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내년에도 금리 인하 조기 종료 가능성, 탄핵 정국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상환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는 내년에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정국 안정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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