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나홀로 하락’ 올해 250조 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0일 03시 00분


코스피 연초 대비 9.4% 떨어져
삼성전자 시총만 148조 증발
나스닥 33% 상승 등과 대조
고환율에 당분간 상승 어려울듯

올 한 해 국내 증시에서 250조 원이 넘는 금액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 고꾸라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1년 내내 이어진 결과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데다 하반기(7∼12월) 환율 상승과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등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97조 원, 코스닥은 334조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과 비교하면 각각 159조 원, 95조 원이 줄었다. 올 한 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한 시가총액이 254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중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액이 약 148조 원으로 전체 국내 증시 시총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가 지수도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종가 기준 2,655.28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27일까지 9.4% 하락해 2,404.77까지 내려왔다. 이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6%, 나스닥 지수는 33.4% 올랐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올 들어 20% 넘게 오르며 27일 40,281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문제는 고환율 여파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가 앞으로도 한동안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는 정국 불안이 확대되며 더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부터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전(4∼13일)까지 8거래일간 일평균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액은 약 1729억 원이었는데,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안이 가결(27일)되기까지 9거래일 동안은 2607억 원으로 매도세가 더 거세졌다. 한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엄 사태는 국회 저지로 조기에 일단락됐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대행의 대행’ 상황까지 이어지며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며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증시#디커플링#코스피#나스닥#고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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