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기 게임 활용한 ‘아케인’
과도한 개발-마케팅에 상업적 실패”
전문가 “외주 협업해 제작비 낮춰야”
게임사들이 인기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과도한 확장이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라이엇게임즈가 자사의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IP를 활용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이 넷플릭스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상업적으로 실패했다고 전했다. 라이엇게임즈가 지난달 선보인 아케인 시즌2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쇼 글로벌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2021년 개봉한 시즌1 역시 에미상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개발과 마케팅에 과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탓에 제작비 회수에 실패했고, 회사의 직접적인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영 후 이용자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고 넷플릭스 구독료 수익을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실패 요인으로 언급된다. 폴 벨레자 LoL 책임 프로듀서는 아케인 두 시즌을 개발하는 데만 2억5000만 달러(약 369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IP 기반 콘텐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콘텐츠 인지도를 높여 신규 이용자 유입을 유도하고 기존 팬덤의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의 총쏘기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굿 컨플릭트’를 아마존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프라임 비디오’에서 방영한다고 이달 11일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달 ‘RF 온라인 넥스트’ IP를 활용한 웹툰 ‘배드 본 블러드’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에 아케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실패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외주 업체와 협업해 제작비를 낮추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아케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할리우드 제작사에 제작을 의뢰하는 대신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에 나서는 바람에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제작 노하우가 부족한 원작자들이 콘텐츠 관련 수익을 독식하겠다는 딜레마에 빠져 피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전문 외주 업체들과의 협업을 검토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