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우려에 항공권 예약 취소↑… 제주항공 “유가족 지원·보상안 마련 만전”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12월 30일 14시 29분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3차 브리핑
보상 관련 논의 시작… 英 보험사 관계자 입국
“유족과 긴밀히 협의해 보상안 마련”
유가족 지원 위해 직원 300명 현장 투입
이날 동일 기종 결함으로 김포공항 긴급회항
국토부, 보잉 B737-800 전수 특별점검 추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제주항공은 30일 전남 서울 강서구 소재 메이필드호텔B1 오키드홀에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 관련 3차 브리핑을 열고 사고수습 현황을 공유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사고 여객기 탑승객 유가족 지원을 위해 직원 300명을 현장에 파견한 상황으로 현장 인근에 임시 숙소를 마련하고 지자체 등 지원을 통해 추가적인 숙소 시설도 확보하고 있다”며 “보상과 관련해 전날 영국 재보험사 직원이 보험 처리 관련 업무를 위해 국내에 입국한 상황으로 장례 절차 지원을 비롯해 보험금 지급을 위한 논의를 유가족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해당 사고 여객기는 약 1조5000억 원 규모 배상책임보험(국내 삼성화재 등 5개 보험사, 해외 재보험리더 AXA XL 외 등)에 가입돼 있다.

송경훈 본부장은 “보상 관련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며 “협의를 거쳐 유가족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차 브리핑에서 항공기 안전운항 관련 내용은 크게 다루지 않았다. 아직 사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사 하루만인 이날 오전 6시 37분경에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던 제주항공 여객기(7C101편)가 이륙 후 약 20분 후 김포공항으로 긴급 회항하는 일이 발생했다. 무안공항 사고기와 동일 기종(B737-800)으로 안전점검 결과 랜딩기어에서 이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전날 사고 난 여객기도 착륙 과정에서 랜딩기어를 펴지 않고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해당 사고기도 랜딩기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참사와 함께 결함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제주항공 항공기 운항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제주항공 항공편 예약취소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원인 규명은 국토교통부 등 정부 주도로 이뤄지게 된다. 국토부는 사고 여객기 제작사인 보잉 측에 사고 조사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참사 발생 전 이틀(48시간)간 13차례에 걸쳐 국내외를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운항하면서 국내 공항에 머무는 시간도 1시간 이내에 불과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48시간 동안 13차례 운항이 여객기 1대를 혹사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당 운항 빈도는 일반적인 수준이라는게 업계 전문가 의견이다. 제주항공 측도 무리한 운항 일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참사 생존자인 승무원 2명은 이날 서울로 이동해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항공 측은 생존 승무원들이 정상적으로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참사는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경 태국 방콕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지만 랜딩기어를 전개하지 않고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을 보면 당시 상황이 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류 충돌에 의한 엔진 손상과 랜딩기어 고장 등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토부와 제주항공 측은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29일 오후 9시 54분경에는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가 블랙박스를 수거했고 서울로 이동해 분석할 예정이다.

사고 여객기는 당초 방콕에서 오전 1시 30분 출발해 무안공항에 8시 30분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투입됐다. 실제 운항은 41분 지연됐다. 탑승객은 승무원 6명을 포함해 총 181명(태국인 2명 포함)이 탑승했다. 이번 사고로 승무원 2명이 기적적으로 생존했고 다른 179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신원확인이 진행 중이라고 제주항공 측은 전했다. 30일 오전 11시 기준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141명이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 활주로 폐쇄에 따라 국제선 10편과 국내선 5편이 결항된다고 밝혔다. 무안공항 운항 불가에 따른 일정은 인천과 부산 도착 항공편으로 여정을 변경하거나 육로수송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 세종=뉴시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 세종=뉴시스
한편 국토부는 사고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인 보잉 B737-800 항공기에 대한 전수 특별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국토부는 브리핑을 통해 국내에서 운항 중인 해당 기종에 대한 특별점검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주로 사용하는 항공기다. 국내 항공사들이 총 101대를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이 39대 운항하고 있고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순이다. 풀서비스항공사(FSC)인 대한항공도 2대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과 운항 전후 실시되는 점검, 정비 기록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안전성 점검을 진행할 것”이라며 “항공사 정비 체계 규정 준수 여부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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