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앞다퉈 기술개발 뛰어들어
엔비디아, AI로봇 솔루션 선점 노려
오픈AI, 개발팀 4년만에 부활시켜
로봇 시장, 2029년 242조원 예상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 기술을 점찍고 잇따라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으로 인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관련 시장이 함께 커지자 이번엔 빅테크 간의 ‘로봇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인간형 로봇을 만들기 위한 최신 세대 소형 컴퓨터인 ‘젯슨 토르’를 내년 상반기(1∼6월) 출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AI 로봇에 들어가는 반도체부터 학습용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 도구, 개발 플랫폼 등 로봇 산업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내놓을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전 세계 AI칩 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는 생성형 AI를 앞세워 자사 플랫폼 하나로 로봇 개발의 전 과정을 담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3월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미래에는 (가전제품이나 기계 등) 움직이는 것은 모두 로봇이 될 것”이라며 AI 기술 개발의 궁극적 목표로 로봇을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이런 행보는 AI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산업 개척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경쟁 제조업체인 AMD를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까지 초거대언어모델(LLM) 등 AI 원천 기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로봇, AI 비서 등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푸 탈라 엔비디아 로봇 부문 부사장은 “이제는 물리적인 AI 및 로봇 부문이 챗GPT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로봇 시장은 제조업 자동화와 주요국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780억 달러(약 114조5000억 원) 규모인 관련 시장은 2029년 1650억 달러(약 242조20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개발로 생성형 AI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픈AI도 자체 휴머노이드 개발에 돌입했다.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하며 기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 로봇 스타트업인 ‘x1’에 투자했고, 올해는 ‘피규어 AI’와 ‘피지컬 인텔리전스’ 등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특히 피규어 AI와는 로봇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피규어 AI는 최근 오픈AI과 공동개발한 AI 모델을 탑재한 인간형 로봇 ‘피규어 02’로 BMW 공장에서 금속 부품 이동 작업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오픈 AI는 4년 전 해체했던 사내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올 초 다시 부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2017년 로봇팀을 구성했다가 2021년 관련 팀을 해체한 바 있다.
샘 올트먼과 경쟁 관계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겸 xAI 설립자도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를 출시했다. 테슬라는 내년 말까지 공장에 1000대가량의 옵티머스 로봇을 배치할 계획이다.
구글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에 참전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출시하면서 관련 분야에 뛰어들었다. 구글 딥마인드는 19일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인 ‘앱트로닉’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AI와 앱트로닉의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식이다. 아마존은 로봇 기업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주요 투자자다.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AI 지능이 탑재된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을 개발했다. 아마존은 최근 물류창고에 디짓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한 테크업계 관계자는 “AI를 탑재한 인간형 로봇은 가사 노동, 공장 노동자,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빅테크들이 그 가능성을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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