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해외 주식 절세 준비할 때 유의할 점은

양도차익 250만원 이상이면
초과금액의 22% 세금으로 부과
내년부터 주식도 이월과세 포함
증여 1년내 매도시 증여 때 가액 적용

Q. A 씨는 수년 동안 미국 주식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총 1억 원을 투자했는데 보유 주식의 가치가 5억 원까지 올라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중이다. 배우자에게 해외 주식을 증여한 뒤 매도하면 양도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들었는데, 이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다.

박정훈 신한은행 신한TAX컨설팅센터 세무팀장

A. 세법에서는 재산을 받는 사람(수증자)이 국내 거주자라면 일정 금액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증여재산 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혼인신고를 한 배우자 간에는 서로 6억 원씩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 부모, 조부모에게 받는 경우 수증자가 미성년자(만 19세 미만)이면 2000만 원, 성년이면 5000만 원까지 공제된다. 기타 친족에게 받는 경우에는 공제 금액이 1000만 원까지 된다.

국내 상장 주식은 양도차익이 발생하더라도 대주주가 아니라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은 세금을 고려하며 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면 해외주식의 경우 해당 연도에 양도차익이 250만 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22%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A 씨가 1억 원에 취득한 주식을 모두 같은 해에 처분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4억 원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해 약 8745만 원(지방소득세 포함)을 부담해야 한다. 참고로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세는 부동산과 달리 오래 보유할수록 혜택이 부여되는 ‘장기보유특별 공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의 차액에 대한 기본공제(250만 원)만 적용된다.

주식을 증여했을 때, 수증자의 취득가액은 주식 증여일을 기준으로 최근 4개월간 종가의 평균액으로 결정된다. 주식을 증여하고 나서 2개월이 지난 뒤에야 최종 주식 증여가액이 결정되므로, 증여일로부터 두 달 이후에 증여신고를 해야 증여세 신고를 정확히 할 수 있다.

A 씨가 최근 10년간 증여한 적 없는 배우자 B 씨에게 증여가액이 5억 원인 주식을 증여했다고 하자. B 씨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취득가격이 5억 원인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그 주식을 5억 원과 같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세금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 A 씨 입장에서는 배우자 증여를 활용해 8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내지 않게 된 것이다.

단, 중요한 점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B 씨가 매도한 주식 양도대금이 다시 A 씨 계좌로 들어오거나 A 씨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됐다면, 국세청은 A 씨의 행위를 세금 회피 행위로 간주한다. 이럴 경우 A 씨에게 원래 납부했어야 할
양도세와 가산세까지 부과하는데 이것을 ‘부당행위 계산 부인’이라 한다. 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다음 양도했다면, 그 양도대금은 반드시 주식을 증여받은 배우자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A 씨가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다. 이 규정에는 증여받은 자산을 일정기간 안에 양도할 경우 주식을 준 사람(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계산하도록 명시돼있다. 올해까지는 토지, 건물, 부동산취득권 등에 대해서만 적용됐으나 내년부터는 주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증여받은 주식에 대해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안에 매도 시 이월과세가 적용되는 세법 개정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만약 A 씨가 내년 이후에 B 씨에게 주식을 증여했는데 B 씨가 1년 안에 매도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B 씨의 취득가액은 5억 원이 아니라 증여자 A 씨의 취득가격인 1억 원으로 양도세를 계산해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취득가액 5억 원을 보장받으려면 증여일로부터 1년이 지난 다음 매도해야한다. 이월과세와 부당행위 계산 부인이 동시에 적용될 경우에는 이월과세가 우선으로 적용된다.

모든 투자의 결과는 세금을 차감한 ‘세후소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금을 손에 쥐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익과 세금 모두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세법 개정안까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