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없는 ‘지방공항’, 무안공항 253억 적자…“10곳 더 짓는다”

  • 뉴스1
  • 입력 2024년 12월 31일 09시 58분


[무안 제주항공 참사]15개 공항 중 11개 공항이 적자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뉴스1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뉴스1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사고를 계기로 지방공항의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 공항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안전 예산을 투입이 미흡한 데다, 운항 경험이 부족해 적절한 경험을 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15개 공항 중 11개 공항이 적자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등 4개 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은 흑자 없이 적자로 운영 중이다. 인천 등의 흑자 공항이 나머지 공항을 먹여 살리는 구조다.

적자인 공항은 대구국제공항과 광주공항, 울산공항, 청주국제공항, 양양국제공항, 여수공항, 사천공항, 포항경주국제공항, 군산공항, 원주공항, 무안국제공항 등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했던 무안공항의 경우 지난해 적자 규모가 253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이용객은 23만 2760명에 불과하다. 예측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처음 무안공항 조성 당시 감사원과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 전신)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매번 결론이 지어진 바 있어서다.

양양국제공항은 거점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이 법원의 회생 절차에 돌입한 뒤 유령공항이 됐다.

이런 탓에 안전 예산을 투입이 미흡한 데다 국제선 운항이 적어 운영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공항이 앞으로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특별법이 통과되거나 정부가 추진 중인 공항은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TK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흑산공항 △제주 2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 8곳이다. 지자체에서 검토 중인 경기국제공항과 포천공항까지 포함하면 10곳에 달한다.

이처럼 지역 공항 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까닭은 정치적 논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일부 공항의 별칭이 ‘정치인 OOO 공항’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지자체 입장에서도 손해는 보지 않는 장사다.

항공업계는 활용도가 낮은 공항이 난립하면서 관리 미흡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안전 예산을 투입이 미흡한 데다 국제선 운항이 적어 운영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신규 공항 건설 시 지금과 달리 수요 예측 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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