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대표 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휴머노이드 등 미래 로봇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현대자동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와 테슬라 옵티머스 기술 개발을 비롯해 향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판’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68억 원을 투자해 1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보유 중인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0%로 늘려 2대 주주에서 최대 주주가 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이번 콜옵션 행사에 추가로 투자한 금액은 약 2675억 원(31일 종가 기준)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017년 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자회사를 추가하게 됐다. 하만 이래 눈에 띄는 신사업 진출이 없었던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사업을 향해 보폭을 넓힌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2021년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후속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를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 물류 등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1월 ‘휴머노이드 로봇: AI 가속 요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5년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서 2030년에는 123억 달러, 2035년엔 378억 달러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외 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올 뉴 아틀라스’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을 공개했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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