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전문 ‘레인보우로보틱스’
총 3500억 투입해 경영권 확보
대표이사 직속 로봇추진단 신설
2035년 글로벌시장 55조원 전망
삼성전자가 국내 로봇 전문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며 미래 로봇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2017년 전장·오디오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눈에 띄는 신사업 진출이 없었던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을 향해 보폭을 넓힌 것이다. 기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자동차와 자체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선 테슬라 등에 더해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 본격 진출하면서 향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의 ‘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시장 보폭 확대
삼성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에 더해 추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지분을 35.0%로 늘렸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 원을 투자해 지분 14.7%를 취득했다. 이번 콜옵션 행사에 따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가 되며, 연결 재무제표상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이번 콜옵션 행사에 삼성전자가 추가 투자한 금액은 약 2675억 원(31일 종가 기준)이다. 초기 투자를 비롯해 총 3500억 원 이상 자금을 투입해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영권을 가져오게 됐다. 이번 지분 인수로 삼성전자는 2017년 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자회사를 추가하게 됐다. 앞서 2021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그룹 미래 준비를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KAIST의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분 인수에 맞춰 삼성전자 내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KAIST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70)를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으로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향후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한다.
● “글로벌 시장 급성장, 2035년 55조 원 넘어”
‘로봇 집사’, AI 가전 등에 대한 수요 확대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1월 ‘휴머노이드 로봇: AI 가속 요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5년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서 2030년에는 123억 달러, 2035년엔 378억 달러(약 55조6000억 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외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올 뉴 아틀라스’와 4족 보행 로봇 ‘스폿’ 개발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처음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고 2026년부터 대량 생산하는 게 목표다.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로봇 개발팀을 결성해 자체 휴머노이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12월 29일(현지 시간)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젯슨 토르’ 솔루션을 올해 상반기(1∼6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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