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선박 자동차 등 고르게 호조
무역수지도 3년만에 흑자로 전환
트럼프 2기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올해는 통상환경 불확실성 커져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6838억 달러(약 1006조 원)로 조사됐다. 연간 목표였던 7000억 달러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수출만큼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수출 효자였던 반도체 업황 둔화도 예상되고 있어 새해 수출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 지난해 수출 역대 최대, 무역수지 3년 만에 흑자 전환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4년 수출입 동향’을 통해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의 6836억 달러를 근소하게 넘어선 규모다. 지난해 우리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던 반도체 수출액 역시 1년 전보다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로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22년의 1292억 달러를 웃돌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도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613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6% 늘며 12월 기준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2023년 10월부터 15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호조세는 전 세계에서도 두드러진다. 올해(1∼9월) 한국은 전년 대비 수출액이 9.6% 증가했는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통계 기준 전 세계 상위 10개 수출국 중 가장 높다. 수출액 순위도 2023년 8위에서 6위로 다시 올라선 상태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로 조사됐다. 2018년(697억 달러 흑자) 이후 최대 규모다. 무역수지는 2022년(―478억 달러)과 2023년(―103억 달러)에 2년 연속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선박, 자동차 등 주력 품목과 바이오헬스·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이 고르게 호조세를 보여 역대 최대 수출 실적과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수출 ‘빨간불’… 정부, “무역보험 250조 원 이상으로 확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미중 무역 전쟁 격화, 환율 급등,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의 악조건이 산재한 탓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대로 주요 수입 상대국에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최대 13.1%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보편 관세는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일정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2025년 1분기(1∼3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에서도 올해 1분기 EBSI는 96.1로 4개 분기 만에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100보다 낮으면 전 분기 대비 수출이 악화할 것이란 의미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수출 기업의 리스크 최소화와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인 25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수출 상담회와 전시회도 300회 이상 개최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수출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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