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원인 밝힐 핵심자료 주목
파손된 비행기록장치 美 보내
분석까지 최소 1개월 소요될듯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기장과 무안공항 관제사 등이 나눈 교신 내용이 이르면 3일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오늘부터 이틀 정도 소요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CVR은 항공기 블랙박스 중 하나다. 기장과 관제사 간 교신, 조종실과 승무원 간 대화, 항공기 내 각종 경고음 등을 녹음하는 장치다. 기내 음성 기록은 관제사 면담 기록 등과 대조할 수 있어 사고 원인을 밝히는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사고가 난 제주항공 B737-800 기종의 경우 CVR 최장 녹음 시간은 2시간이다. 장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사고 여객기 기장이 2차 착륙을 시도하다가 ‘메이데이’(긴급 구조신호)를 보낸 음성 등을 포함해 착륙 시도 전부터 사고 순간까지 모든 음성과 교신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사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음성파일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국토부 측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거자료가 노출되면 객관적 조사 진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VR 분석이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또 다른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 분석은 최소 1개월이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데이터 저장 부분과 전송 부분을 연결하는 커넥터가 유실됐기 때문이다. FDR에는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속도, 엔진 상황 등이 저장돼 있어 사고 조사에 반드시 필요하다.
당초 국토부는 커넥터 대체품을 찾아 국내에서 자료를 추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함부로 개봉할 경우 데이터가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본부로 보내 분석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여러 기술적 검토가 있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미국 현지에서 분석하는 게 신속하고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토부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CVR과 FDR 사진을 공개했다. CVR은 표면에 긁힌 흔적 외에는 별다른 손상이 없어 보였다. 반면 FDR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원통형 부품과 전원을 공급하고 데이터를 추출하는 장치가 분리돼 두 동강이 난 상태였다.
두 장치 모두 미국 기업 ‘허니웰’이 제조했다. 장치 앞뒤에는 ‘비행기록계. 열지 말 것’이라는 경고 문구가 각각 영어와 프랑스로 적혀 있다. 글로벌 항공기 시장은 미국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양분하고 있는 만큼 항공기 부품에 프랑스어가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2명이 추가로 입국했다. 총 22명(한국 측 12명, 미국 측 10명)으로 이뤄진 합동조사팀이 현장에서 기체, 엔진 등 잔해 상태를 확인하고 조류 흔적에 대한 육안 조사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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