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하나…새해 먹거리 물가 ‘빨간불’

  • 뉴스1
  • 입력 2025년 1월 2일 09시 48분


지난해 코코아·원두 가격 폭등했는데…수입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불가피
기후 변화로 인한 농산물 작황 부진도 물가 상승 주범…“물가 상승 지속될 듯”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원두커피 판매대. 탄핵정국에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먹거리 물가도 위협받고 있다.  2024.12.30 뉴스1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원두커피 판매대. 탄핵정국에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먹거리 물가도 위협받고 있다. 2024.12.30 뉴스1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이로 인해 기업의 비용 부담과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고환율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소비 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 물가가 한 차례 인상됐으나,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 제조에 필수적인 코코아·원두 및 원맥·원당·팜유 등의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연초 대비 183.2% 상승해 톤당 약 1757만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지난해 말 초콜릿 제품 13종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으며, 해태제과는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커피 전문점에서 널리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 급등도 국내 커피 제품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이 지난해 대비 약 80% 상승해 0.45㎏당 3.44달러(약 4936원)를 기록했다. 이는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다.

그 결과 동서식품은 맥심 커피믹스와 카누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으며, 스타벅스도 지난 8월 그란데·벤티 커피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인상했다.

환율 상승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농산물 작황 부진도 지속적인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일과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졌다.

실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10.4%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크게 웃돌았다. 신선식품 지수는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9.8%를 기록했다.

이처럼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환율과 농산물 가격 상승 외에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공급망 교란,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은 기업의 생산 및 유통 비용을 증가시켜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기상이변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며 “정부는 기업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각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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