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에 ‘탈중국’ 본격화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감소하는 반면에 미국·대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탈중국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의존도는 줄고, 미국·대만 비중은 높아지는 흐름이다. 중국·홍콩으로의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20년 61.1%에서 지난해(1∼11월) 51.7%로 9.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 비중이 13.9%에서 21.7%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대만으로의 수출 비중은 6.4%에서 14.5%로 급증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엔비디아에 판매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급증한 영향이다. 대만 TSMC는 대만 내 패키징 공장에서 자사가 제조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한국에서 온 HBM을 패키징해 인공지능(AI) 가속기 제품을 제작한 뒤 미국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산업연구원은 “공급망 재편을 활용해 이익과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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