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매도 전산화·재개 준비…힘빠진 국내 증시에 탄력 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6일 15시 21분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뉴시스
금융당국이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해 7일부터 공매도 거래법인에 대한 등록번호 발급 서비스를 개시한다. 금융당국에 등록한 법인만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준비함으로써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당국이 본격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공매도 시장이 정상화되면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등 정국 혼란으로 국내 증시를 떠났던 해외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게 될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7일부터 대규모 공매도 거래법인에 등록번호 발급서비스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제도개선 방안으로 무차입 공매도 예방, 사후 점검을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3년 11월 불법 공매도를 막을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해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놓지도 않고 파는 등 불법 무차입 공매도로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할 수 있는 공매도 전산시스템(NSDS)을 구축 중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 잔고가 0.01% 또는 10억 원 이상인 모든 공매도 거래법인의 경우 무차입 공매도 발생 개연성이 있는 거래를 하기 위해선 공매도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에 등록한 법인만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상시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법인은 등록번호를 신청하면서 법인뿐 아니라 법인 내 독립 거래 단위별 계좌정보 등을 금감원에 제출해야한다. 금감원은 투자자 실체와 독립 거래 단위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심사한다. NSDS는 공매도 등록번호를 발급받은 투자자의 모든 주문을 등록번호별로 집계해 여러 증권사나 계좌를 이용하더라도 무차입공매도 여부를 상시 탐지한다.

금감원은 “등록번호 발급을 통해 실체성 있는 투자자만 대규모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며 “NSDS가 모든 공매도 거래의 매매 잔고와 거래내역을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빈틈없는 불법공매도 감시체계를 구축하며 공매도 거래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관 내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투자자 순으로 등록번호 발급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금감원은 투자자가 수탁 증권사 점검 등을 통해 공매도 재개를 위한 사전요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증시에서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국내 증시에 공매도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아 수익을 내는 공매도는 모든 선진국에 보편화된 투자 기법이고 시장의 과도한 거품을 빼는 순기능도 있다. 이를 전면 금지하는 선진국이 없어 공매도 금지 당시 논란이 됐었으며 해외투자자들은 공매도 허용을 요청해 왔다.

금융업계에선 공매도 재개 시 일시적인 충격으로 증시가 하락할 수 있지만 해외 투자자의 신뢰 회복으로 이후 반등세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게 당초 전망이었지만 지금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며 “공매도 재개로 가격 거품이 빠지는 등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들어올 유인이 생겨 장기적으론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금융당국#해외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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