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지나치게 저평가” 인식 확산…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순매수 나서
WP “트럼프 관세정책 완화 가능성”
환율도 1450원대로 내려 진정세
전문가들 “국내외 리스크 여전” 경계
돌아온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3주 만에 장중 2,500 선을 터치했다.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3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93.1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정치 리스크를 비롯해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낙관론은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6포인트(0.14%) 오른 2,492.1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2,500을 넘기기도 했으나 최근 크게 오른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코스닥은 이날 0.33포인트(0.05%) 오른 718.29로 장을 마쳤다.
‘셀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 증시에서 완전히 등을 돌린 듯했던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상승세에 주효했다. 이날 외국인은 1622억 원을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29억 원, 2030억 원 순매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4.10%), 현대로템(+6.50%) 등 방산 기업과 HD한국조선해양(+2.67%), 한화오션(+12.60%), 삼성중공업(+3.59%), HD현대마린솔루션(+6.50%) 등 조선 기업들이 반등을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협력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지수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수출주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 강한 반등을 보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서 내려온 것도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싸다는 인식이 외국인들에게 확산된 영향이 있다”며 “특히 연말, 연초 원화 약세와 주가 부진이 겹치며 외국인 투자가들에겐 더 싸게 느껴진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이번 반등은 코스피가 워낙 저평가돼 있던 영향”이라며 “국내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기는 힘들 수 있다”며 낙관론은 경계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연일 치솟던 원-달러 환율도 7일 전 거래일 대비 16.2원 내린 1453.5원(오후 3시 반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진정 양상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온 것은 8거래일 만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적 관세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보도한 영향으로 강달러 기세가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보편 관세를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WP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가짜 뉴스”라고 부인해, 관세 정책의 향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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