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자 한 명이 갈색 위스키 병을 응시하면서 술의 도수를 묻는다. 그러자 인공지능(AI)이 “위스키의 도수는 병입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대답했다.
시연자의 손에는 스마트폰도, 스마트워치도 없었다. 다만 손가락에 반지 형태의 링과 명치 부분에 작은 핀 형태의 기기가 달려 있을 뿐이었다.
국내 스타트업 ‘브이터치’가 개발해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착용형 AI 비서 ‘웨어레이블 AI(WhereAble AI)’의 모습이다. 영화 ‘그녀(her)’의 AI 비서 ‘사만다’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일상을 함께하는 것처럼, 카메라가 탑재된 옷핀 형태 기기가 시각을 공유하고, 반지가 사용자의 지시를 듣는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다. AI가 눈과 귀로 확대된 셈이다. 김석중 브이터치 공동대표는 “사용자가 보는 광경을 AI도 공유하게 되면 기존의 스마트폰에 비해 컴퓨팅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25는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평판 형태의 태블릿 등 전통적인 정보기술(IT) 기기의 모습에서 벗어난 새로운 모양(폼팩터)의 첨단 기기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경연을 펼칠 다른 기기는 ‘스마트 안경’이다.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형태는 아니지만, 스마트워치에 이어 웨어러블 시장을 장악할 차기 유력 주자로 꼽힌다. 외신 등은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 할리데이를 꼽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성능 때문이다. 할리데이의 스마트 안경은 안경테에 3.5인치가량의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그러면서도 무게가 35g으로 가볍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포문을 연 스마트링 시장에서도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서큘러는 이번 CES에서 ‘서큘러 링2’를 선보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방세동 감지 기능 승인을 받는 등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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