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월세 비중 절반 넘겨…비아파트 월세화 가속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1월 8일 10시 42분


작년 연립·다세대 월세 계약 비중 53.9%
200만원 이상 고액 월세도 5년새 5배↑
“아파트 선호 속 비아파트는 월세·반전세”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가 계속해서 뛰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4.87로 2023년 2월(100.84)부터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1.58로 같은 해 1월(100.9)부터 11개월째 상승했다. 6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앞에 오피스텔 매물 가격표가 붙어있다. 2025.01.06 [서울=뉴시스]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가 계속해서 뛰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4.87로 2023년 2월(100.84)부터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1.58로 같은 해 1월(100.9)부터 11개월째 상승했다. 6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앞에 오피스텔 매물 가격표가 붙어있다. 2025.01.06 [서울=뉴시스]
지난해 서울의 빌라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여파에 대출 규제가 겹치며 비(非)아파트 월세화 현상에 가속이 붙는 모습이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에서 계약된 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 13만4683건 중 월세 거래는 7만2728건으로 파악됐다.

비중으로 따지면 월세 거래가 53.9%를 차지한 것으로, 전세사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2020년 월세 비중이 29.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5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월세 200만원 이상 고가 월세 거래도 685건으로 전체의 0.5%로 나타났다. 2020년(131건)에 비해 5배 이상 껑충 뛴 셈이다.

비아파트 주거인 오피스텔 역시 지난해 전체 거래 7만9605건 중 69.0%(5만4945건)가 월세 거래로 나타났다.

아파트 월세 계약 역시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포함해 지난 한 해 동안 9만6533건으로 5년 전(6만1989건)보다 3만건 이상 늘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빌라 월세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4.87로 2023년 2월(100.84) 이후 계속 올랐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도 지난해 1월 100.9에서 11월 101.58로 11개월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룸 월세도 최고치를 찍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77만원으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으나, 11월 76만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비아파트 월세 거래가 늘어난 배경에는 전세사기 이후 전세 기피 현상이 심해진 데다가 전세자금 대출 축소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비아파트에 적용되는 1순위 주택가격을 ‘공시가격의 140%’로 조정하고 담보인정비율(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인하하면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까다로워진 것도 월세 계약을 늘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 사기 여파와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수요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전세 자금을 빌리는 대출 문턱마저 높아지면서 빌라 시장에서 월세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공급 축소로 인해 월세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비아파트 인허가는 누적 3만358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은 3만1223가구로 21.6%, 준공은 3만8138가구로 37.7%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착공 물량이 공급되는 시차인 2~3년 뒤부터 빌라 공급절벽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의 월세화 현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시장은 전세사기 사건 이후에 아파트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비아파트 부문은 보증부 월세나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이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1~2억원대 비아파트 주택은 월세 선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해당 금액대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은 큰 부담은 아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