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를 맞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선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은 전세계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 1300여 개의 중소기업, 기관 등이 CES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 파크’에서 기술력을 소개했다.
유레카 파크 점령한 한국 기업
이날 유레카파크는 수많은 한국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 스타트업과 기관이 전체의 600여개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기업뿐 아니라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 코트라 등 기관의 지원을 받은 한국 기업이 ‘점령’한 모양새였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의 지원을 받은 15개 기업도 현장에서 부스를 꾸렸다. 그린팔로우는 스마트폰과 연결만 되면 일반적인 이동수단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센서, GPS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하고, 이 앱과 연결한 이동수단이 무거운 짐을 싣고 사용자를 따라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메디트릭스는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가상현실(VR)과 각종 생체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마음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의자에 앉으면 기계가 사용자의 뇌파, 심장박동 등을 분석해 각종 긴장 완화 요법을 제안하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주는 영상 등을 재생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전 교수는 “1주일에 한 번씩, 8주간 사용한 결과 효과가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펫 헬스케어 플랫폼 닥터테일은 AI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삼성전자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에 탑재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발견되면 AI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한화시스템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위플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에어택시 점검 솔루션을 선보였다.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점검해야 했지만, 패드 위에 드론을 올려두기만 하는 것으로 기체 상태 이상을 바로 점검한다.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포터블 버전’은 CES2025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위플로 관계자는 “많은 드론을 동원한 드론쇼 등을 펼칠 경우 정비사 3명이 사흘은 꼬박 정비에 투자해야 했지만, 이를 이용하면 한 기당 10초밖에 걸리지 않아 3시간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혁신 아이디어 내놓은 전세계 스타트업
전 세계 스타트업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일본의 ‘미하타마’ 사가 소개한 AI 커피 기계는 산미, 떫은 맛, 쓴맛 등 5개의 항목에서 원하는 강도를 조절하면, 기계가 AI 알고리즘으로 커피콩을 조합해 1025개의 다양한 맛을 내도록 제작됐다.
스위스의 마그네스가 만든 ‘스마트 신발’은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신발로, 사용자의 걸음을 분석한 뒤 진동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안정적 걸음에 도움을 준다. 실제 이 회사가 공개한 영상을 보니 다리를 끌거나 불안정하게 걷던 환자들이 또박또박 안정된 걸음을 걷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몰루스캔은 굴, 홍합 어패류에 센서를 연결해 해당 생물들의 건강상태를 지속 모니터링해 24시간 수질오염을 감시하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CES2025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CES의 주요 화두인 ‘로봇’을 전면에 내세운 곳들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 폴렌 로보틱스의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자가 손을 내밀자 손에 들고 있던 꽃 한 송이를 내밀었고, 다시 꽃을 건네자 바로 반대손으로 이를 집었다. ‘Bye’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자 고개를 까딱 돌리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싱가포르 이메지의 ‘TOMO’ 로봇은 전시장 한편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mm보다 얇은 콘택트 렌즈를 집으면서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정밀하고, 반도체 공정에서도 투입이 가능하다”며 “15개 이상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 독일, 일본 등 국가에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