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김밥, 떡볶이 등 K분식 ‘3총사’ 4년만에 수출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4일 16시 53분


지난달 말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이 지난해보다 9%가까이 증가한 81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6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2024.11.06. [서울=뉴시스]
지난달 말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이 지난해보다 9%가까이 증가한 81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6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2024.11.06. [서울=뉴시스]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라면, 김밥, 떡볶이 등 K분식 제품 수출이 4년 동안 2배 넘게 뛰었다. K푸드 수출액은 지난해 99억7960만 달러(약 14조 원)로 100억 달러를 눈앞에 둔 가운데 라면과 김밥 외에 김치, 과자, 음료 모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K푸드는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이 K푸드 수출 1위 국가로 등극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라면의 잠정 수출액은 12억4850만 달러로 전년(9억5240만 달러) 대비 31.1% 성장해 역대 최대치였다. 2020년(6억360만 달러)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수출이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라면은 미국 수출액이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70.3% 늘어난 2억1560만 달러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라면 먹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며 미국에서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했다”고 설명했다.

김밥, 즉석밥, 떡볶이 등이 포함된 쌀가공식품의 지난해 수출액은 2억9920만 달러로 2020년(1억3800만 달러)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부터 냉동 김밥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급증했다. 쌀가공식품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수출액이 51.0% 늘며 38.4% 늘어난 전체 수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도 1억6360만 달러로 3년 만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과자류(7억7040만 달러), 음료(6억6270만 달러)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역대 최대 수출액이었다.

K푸드 수출 호조는 미국 시장 성장세가 결정적이었다. 미국에서 간편식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음식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었고,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흥행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까지만 해도 일본, 중국에 이어 수출 3위였던 미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21.2% 성장한 15억9290만 달러로 중국(15억1260만 달러)과 일본(13억7400만 달러)을 제치고 처음 1위 자리에 올랐다.

식품업계에서는 해외 공장이 있는 업체들의 현지 판매액을 더하면 실제 수출액은 100억 달러를 훨씬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등 해외 공장이 있는 일부 식품기업들은 수출과 현지 판매를 병행하는데 현지 판매액은 수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판매액까지 더하면 K푸드는 발표되는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K푸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의 해외 실적도 상승세다. 불닭볶음면을 판매하는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20년 3703억 원에서 지난해 1~9월 누계 9638억 원으로, 농심의 라면 해외 매출은 2020년 9200억 원에서 2023년 1조3650억 원으로 상승했다.

식품업계는 올해도 K푸드 수출 순항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 수출 확대에 큰 기여를 한 K콘텐츠가 올해도 건재할 것으로 예상돼 식품 수출도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푸드 수출 호재를 이어가려면 정부 차원의 판로 개척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K푸드의 성공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식품이 새롭고 신선해 보였기 때문”이라며 “중소 식품기업의 판로 개척을 도와 해외 소비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한국 식품을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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