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AI 굴기’ 견제 나선 美… 오픈AI “中투자 막고 美가 이겨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03시 00분


“세계 AI 자금 256조원 中 투자땐… 공산당 영향력 커질것” 제안서 발표
美 기피 중동자금 중국행 우려한듯
업계 ‘라이벌-최대고객 中’ 딜레마
엔비디아, 中수출 제재에 반발도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미국 민관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AI 반도체의 해외 수출 제한 방침을 내놓은 상황에서 대표 AI 기업인 오픈AI는 “AI는 미국이 이겨야 하는 경쟁”이라며 “중국으로 흘러가는 AI 투자금을 막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오픈AI는 13일 ‘경제 청사진(Economic Blueprint)’이라는 15장 분량의 제안서를 발표했다. 이 제안서에서는 “AI에서 승리하려면 칩, 데이터, 에너지, 인재가 핵심”이라며 “이는 반드시 미국이 이겨야 할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전 세계의 AI 투자 자금을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AI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전 세계 펀드 자금이 약 1750억 달러(약 25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가면 중국 공산당의 세계적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언급한 ‘자금’을 중동 투자금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국부 펀드를 통해 AI에 큰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동안 조 바이든 정부는 중동 투자금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조 원대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동 투자까지 받는다면 미국의 AI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조 기업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경쟁자인 동시에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바이든 정부의 AI 반도체 중국 수출 제한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네드 핑클 엔비디아 부사장은 “미국이 반도체와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설계하고 전 세계에 판매하는 방식을 통제하려는 관료적 조치”라며 이로 인해 미국의 AI 주도권이 손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역시 “업계 의견을 듣지 않고 만드는 규제는 반도체 기술과 첨단 AI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과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도 AI와 관련해서는 현 바이든 행정부와 비슷한 대중(對中)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정부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은 ‘자국 우선주의’”라며 “AI 개발 관점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제재의 세부 사항들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으나 핵심 요소들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오픈AI#중국 AI 굴기#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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