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기업은행의 약진… 시총,우리금융 앞질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03시 00분


노조 파업-금융사고 악재 딛고
작년 1∼9월 순익 2.1조 역대 최대
국내 대표 ‘배당주’ 투자 매력 부각
“年7% 배당-중기대출 리스크 줄어”

국책은행 IBK기업은행의 주가가 최근 2년간(2023∼2024년) 지속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5대 금융그룹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배당주’로서의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이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시총은 이날 11조7541억 원으로 5대 금융그룹 중 한 곳인 우리금융지주(11조5250억 원)를 2291억 원가량 앞질렀다. 2022년 2월 9일 우리금융 시총이 기업은행을 최대 3조3525억 원까지 앞서 있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기업은행이 우리금융 시총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5월, 2023년 8월, 10월 적게는 1일, 많게는 7일 정도 시총을 앞지른 바 있는데, 지난해부터 그 빈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증시 개장일(244일) 가운데 절반 가까운 107일(43.9%)을 우리금융에 앞서 있었다.

기업은행이 시장의 고평가를 받는 건 기본적으로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9월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역대 최대 실적(2조1977억 원)을 기록했다. NH농협금융(2조3151억 원), 우리금융(2조6591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은행의 주가 상승은 배당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3년 말 기준 기업은행 배당 성향은 29.4%로 국내 4대 금융그룹(28.4%)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배당 성향을 2026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기업은행이 노동조합, 퇴직자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밀린 임금 775억6000만 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노조가 사상 첫 총파업을 개시하고 있는 데다, 240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쳤지만 투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다만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발표한 배당 성향(40%)은 타 금융그룹이 발표한 목표 수준인 2027년까지 50%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7% 수준의 배당이 지속해서 유지되면서 시장에서 배당주라는 인식이 공고해졌고, 과거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배당주#우리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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